퇴색되어 가는 마음이라도
두안
시가 있는 곳
기다림이란 공간에서
머물고 있는데
너는 시를 읽다 말고
못 내 아쉬움으로
텅 빈 마음처럼
나를 외면하고 떠나가고 있다
시가 있는 곳에서
떠나버린 너에게
내 마음을 잃어버렸는지
두 눈에서 물방울이 흐른 뒤
앞이 보이지 않는
지경까지 머문 내 마음
비록 공간이 퇴색될지라도
나는 너를 그리움으로 기다린다
가느다란 세월
너를 붙잡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내 삶에서
충족하는 값이 없어서
빈 털털이가 되는 걸
눈을 뜨고 볼 수 없으므로
마음대로 놔두니 붙잡지 못한다
삶에 살다가
허전해진 뒤 지쳐 있을 때
중얼거리는 언어로
시를 읊조릴 수 있어서
너를 사랑하고도 멀리 있고
너를 좋아해서 그대로 있지만
사랑하고 사랑해서
시어처럼 너를 생각하는 것이다.
카페/아름답게 머무는 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