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만 남기고 가리라 /두 안 온종일 두 눈뜨고 두발로 걸어 다니는데 조금은 지혜는 없다 해도 똑같이 생겼고 숨 쉬고 사는데 왜 난 자꾸 무너지게 할까. 허수아비처럼 되어 어두움만 눈만 바라보며 살고 두 발길로 걸어가는 살아있는 허수아비일까. 생활에 쪼들리고 산다 해도 내 세상은 내 세상 같으나 이기 주위에 밀려 사는 허수아비처럼 살아가는 인생이겠지. 누가 뭐라고 해도 방식대로 살다가 살다가 멀리 멀리 날아가는 날 흔적만 남기고 가리라. 새벽길-남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