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했던 그 옛날 봄은 우릴 살렸지요
시 1집 두안
긴 겨울 지나기를
기다리다 들풀들이
한 잎 한 잎
돋아나면
떠나지 않는 기억들은
내게 찾아와
영화의 한 장면이
스치듯
머릿속에 생각나곤 합니다.
어릴 때 배고픔으로
울렸던
그 아이가 이렇게 자라서 까지
봄이 오면
옛 추억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그 시절 흉년 들어
어찌나 찌들게 가난했던지
입을 것 없고
먹을 것 없어
배고픔이
언제나 엄습해와
소리소리 지르며 울던
그 애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논밭을 헤 메이며
돋아나는 나물 캐어
한 바구니 가득 될 때
집으로 돌아와
나물 넣고 죽 쑤어 먹던
그 날들이
오늘 새삼스레 생각납니다
그 어린애는
이렇게 자라서 까지
그 날들을 하나 하나
기억하며
어른이 되어도 봄이 오면
한없이
옛날 기억을 되살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보탬으로 꾸려 나가고 있건만
지금
우리 애들은 어른이 되
어떤
추억으로 되돌아갈까
나처럼
어느 추억 속으로
돌아가고 있을까
봄은 똑같이 돌아오지만
먼 훗날이 지나도 자식들은
아무 것도 모르겠지.
2부 괜찮는 사람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카페에서:두안이랑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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