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마음

인생 시작은 아버지처럼 /두안

두안 2016. 5. 24. 10:16

 


        인생 시작은 아버지처럼 두안 생전에 아버지는 항상 자식이 말하면 조목조목 다 들어주시는 가까운 친구이자 잘못이라고 판단하면 봐주시는 것이 없으시고 엄하게 처벌을 내리는 아버지이니 때로는 친절한 친구이자 때로는 무서운 아버지로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다 동네 굿거리에서 정월 보름이면 상쇠를 두들기며 종일 마당 기우제를 올렸고 살다가 넋이 되어 가신 분을 위로하시며 저승에 잘 가시라고 소리를 내는 소리꾼이던 아버지도 세월에 짐을 지고 생을 살다가 그제야 짐을 내려놓으시니 조용히 떠나셨다 어릴 때 어느 날 친척도 형제도 울고 나도 따라 울고 마을 사람들도 울었지만 육신은 이미 떠나가신 아버지 붙잡지는 못하고 울고 있을 때 울더라도 저 세상으로 편하게 가시라 보내 드려야 한다는 어느 분이 말하는 소리에 멍하게 하늘 한번 쳐다보고 그친 날부터 내 인생은 시작되었다.
        카페:아름답게 머무는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