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그리움
글 두안
밤 바람인데 열기는 식히지 않는
더운 바람
어둠이 깔리는 내 머무는 곳은
사방을 막아버린 콘크리트 집이다
이미 더운 열기에 견디기 어려워
확 터 있는 자연의
공간에서 머물고 싶기에
시원한 야외로 찾아간다
내 평수만큼이나 작디작은
비닐 하나 깔아놓고
앉아서
나뭇잎과 바람 소리
소곤대는 소리를 듣는다
이미 가지고 간 물은
술술 넘어가는 소주 술 한 병에
왕 오징어다리 하나
그리고 종이컵 하나가
오늘의 내 맛의 친구 같다
여름밤 열기인데도
한잔 마신 열기는
순간만큼만 나를 위하는 것 같은
정열의 마음 둥둥 떠다니는데
더운 열기는
손 발끝으로 몰려와
여운의 그리움은
내 마음속을 휩쓸다
보이지 않도록 말없이 지나간다
가벼운 옷 하나로 마음마저
가리려 입었는데
밤에 열기로 마음의 열기로
누가 보듯 말 듯
맵시도 없는 속살 드러내려
허물없는
가슴 살결 보아란 듯이
윗도리를 옷을 벗는다
팔 베개 삼아 누워서
두리번두리번
사물은 검은 그림자로 변신하고
높은 아파트에서
꺼졌다 켜지는 불빛을 바라본다
조용히 가로 등불마저
잠든 캄캄한 밤
어두운 하늘의 공간은
눈에서만 환하게 보이는
밤하늘도 조용히
도시의 밤하늘은
늘 불빛에 환하여
보이지 않는 별이지만
어쩌다가 하나씩 보이는 별을
쳐다보다가
내 마음 그리움으로
눈을 지그시 감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하다가
순간을 놓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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