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멈추지 않는 시인
두 안
지금 삶이 고통이자 날벼락인가
아니면 세상 물정 모르는 몸에서
허례허식을 뽑아 버리게 하고
인내란 쓰디쓴 맛을 보게 하다가
힘없이 오므라지고 나면 달콤한 맛으로
만들어 내게 하려고 그러는지
꺾는 곳에서 힘이 없기에
눈치로만 보는 것이다
그래도 자라에서만 통하고
서로 주고받으며 눈으로만 보고 읽는다
어쩌면
이대로 가다가 막다른 곳에 이르면
배고픔인지 아니면
희망의 낟알이라도 먹을 수 있는지
알 수 없겠지만
점점 큰소리는 작아서
귀동냥으로 듣는 소리 작게만 울리고
시를 읊조리는 소리 더욱 작게만 울리니
머리 터지도록 토해내다가
신경에 몸부림치니
이제는 너무 늦어지는 길인 느낌이다
이대로 간다면 아니 될 것이여
이대로 멈춰 있어도 아니 될 것이여
몸을 담는 우리끼리라도
줄줄이 이어 가는 새끼줄
끊어지지 말게 이어가자
험하고 험난한 길목이라도
우리는 동행할 수 있는 자리라면 동행하자
그리고 이렇게 말하자
계절을 멈추지 않는 시인이라고 말하자.
'창작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령/두 안 (0) | 2024.03.08 |
---|---|
시비 詩碑 앞에서 /두 안 (0) | 2024.03.07 |
푼 수 대기 마음/두 안 (0) | 2024.03.05 |
모습은 결국 똑같더라/두 안 (0) | 2024.02.28 |
복 수초 꽃이 필 때 면/두 안 (1) | 2024.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