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 20

영 장산 길/두 안

영 장산 길 두 안 영 장산은 아침 몸 풀어 주는 작은 산 이곳저곳 길가에다 심어 놓은 색다른 꽃들이 피고 자라나는 곳 몸을 날개를 달고 나는 듯 마음이 한결 보드라워서 아침을 여는가 보다. 달리는 사람들도 보이고 소리 지르는 사람도 가볍게 체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젊은 마음속 같다. 지나가는 여인들이 풍기는 향수는 봄 계절이 오는 대 진종일 부엉이 울어서 울적한 가슴을 적실 때 꽃향기로 조화롭게 어울린다. 영 장산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을 가꾸는 작은 공원이 아름답지는 못해도 사람 사는 맛을 잠시 얘기하며 침묵으로도 풀과 나눌 수 있기에 소리에 아침을 여는가 보다.

창작마음 2022.05.24

여름 戀歌(연 가)/두 안

여름 戀歌(연가) 두 안 텅 자리에 깨우는새벽이 온다 꾸민 무대의 자리는 손님 없다 아침이면 참새들이 조 잘 대며노래를 부른다 점점 더 날이 밝아오며 여름을 알린다 몸은 천 근 같이 무겁다. 상큼한 풀 향기에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길을 따라간다 이름 모를 들꽃이 찰랑찰랑 춤을 춘다. 바람도 나비같이 너울너울 춤으로 추며나를 반긴다.

창작마음 2022.05.16

회상/두 안

회상 두 안 걸어가다가 힘들어 멈춰버린 날 세월의 흐름에 까만 머리가 촘촘히 하얀 서리 같이 내려앉고 살결이 곱디고운 얼굴까지도 잔주름에 검게 그을 리다. 자연의 빛이 벗이 되어 함께 머물던 자리 부대끼어 퇴색되니 앉아 있던 자리도 이제 낡고 낡아 버린 곳 이야기할 사람들이 얼마나 더 앉아서 있을까. 등 허리 구부러지기 전에 이따금 의자에 앉아 다른 시각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들어 버린 곳 다른 사람들이 찾아와 웃고 있겠지만 머무는 사람들 틈 회상하는 날 누구나 한 번쯤 있겠지. 가거라 긴 세월을 붙잡지 아니하고 온다고 지치도록 춤추지 못한다 말을 아니 할 테니 내 맘대로 하라 잠시 머물다 간다고 혼자만이 회상하다가 멈추리라.

창작마음 2022.05.14